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부리람의 카오끄라동 입니다. 사실 여긴 화산 분화구 입니다. 태국 지도를 보면 큰 분지 지형이나 고산지대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지형에서 정말 보기 드문 화산 분화구가 부리람에 있으니 거 참 희안할 일입니다. 우선 위치는 시내에서 창 아레나 방향으로 쭉 내려가다 보면 있습니다. 상당히 외곽인 곳입니다. 대중교통으로는 다소 구경하기가 어렵습니다. 위치만 문제가 되는게 아니고, 카오크라동 내부 면적이 꽤나 넓고 경사가 가팔라서 도보로 다니기엔 꽤 힘들기도 하고, 내부에선 택시를 부르기도 애매하기 때문이지요. 바이크를 렌트하거나 개인차량을 대절하는 것이 낫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현지 친구의 도움을 받아 편하게 차량으로 이동했네요. 첫 도착지는 흔들다리 입니다. 이름이 흔들다리긴 한데 뭐 엄청 무섭고 많이 흔들리는 그런 건 아니니 걱정안하셔도 되구요. 다리 시작점엔 우리나라 남산타워의 그것 마냥 자물쇠를 걸어놓는 공간이 있습니다. 아마도 여길 다녀간 수많은 커플들이 자물쇠를 걸어놓지 않았을까 싶네요.
다리 위에 올라가서 보니 아래가 뻥 뚫려 있습니다. 저는 괜찮은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약간 무서울 수도 있겠다 싶네요. 하지만 그 높이가 엄청 높지는 않으니 안심하고 건너세요 ㅎ
보이시나요 저 분화구가. 작고 소중한 저 분화구가? ㅋㅋㅋ 화산 분화구라고 해서 백두산이나 한라산 처럼 엄청 큰 걸 기대했다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엄청난 고산지대가 아닌 곳에, 등산 없이 편하게 분화구를 볼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신다면 꽤 귀한 경험일 수 있겠습니다. 저 역시 이런 저지대에서 분화구를 보는 건 처음이니까요 ㅎ
한참 다리 위에서 풍경을 감상하던 중 저 멀리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입니다. 점점 가까워지는 그 무리...단체관람을 온 초딩들이었네요. 작은 시골 마을에 온 외국인이 신기했는지 손흔들며 친구들끼리 즐거워 하네요 ㅎㅎ
참 개구쟁이들처럼 보입니다. 아이들 특유의 꺄르르꺄르르 하는 웃음소리는 기분을 참 좋게 하네요. 아이들이랑 단체사진 한컷 남기고 ㅋ. 고소공포증이 있는 듯한 꼬맹이 하나는 결국 맨 뒤로 쳐진 채로 겨우겨우 다리를 건너는데 성공합니다. ㅎㅎ
다리를 지나 이제 더 높은 곳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여기서 위로 가는 방법은 도보로 가는 것, 자차로 이동하는 것, 영내 성태우를 타는 방법이 있는데 도보는 왠만하면 비추합니다. 너무 힘들어보이구요 거리도 꽤나 멉니다. 영내 성태우는 역시 기사님이 움직여줘야 가는 거라.... 자차 외에는 답이 없네요. 여튼 올라가보면 꼭대기에 이렇게 커다란 불상히 하나 나옵니다.
꼭대기에 와보니 비로소 부리람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저 멀리 창아레나도 보이구요. 저지대 화산이라고는 하지만 산은 산이네요. ㅎㅎ 그나저나 공기 맑은 것 느껴지시나요. 시계가 몇 킬로쯤은 되어 보입니다. 부럽습니다. 매일 이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산다는 게..ㅜㅜ
시내 전경을 구경하고 나니 그제서야 큰 불상으로 눈길이 옮겨지네요. 불교의 나라 답게 여긴 매우 신성히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일단 신발을 벗고 입장하고 나면 불교식 예를 갖추기 위해 향초에 불을 붙입니다.
이후엔 늘 그렇듯? 간략히 기도를 올리고 절을 합니다. 저는 불교신자는 아니어서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현지인들 틈에 섞여 흉내 정도는 내어봅니다. 현지인들의 반응을 보아하니 혹여 절차가 틀리더라도 큰 무례는 아닌 것 같네요.
예를 갖추고 나면 우리나라의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것처럼 행운을 비는 공간이 있습니다. 분수대는 아니고 불교식 연꽃 조형물에 동전을 던져 골인시켜야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네요 ㅎㅎ 여러번 시도 끝에 겨우 골인 성공. 오기가 붙은 건 아니지만 재미가 붙어 점점 더 큰 단위의 동전을 던지게 되네요.
이게 재밌는게 저~ 멀리서 던지는 포인트에는 바닥에 번호가 아예 적혀 있습니다. 재미를 유도하는 듯 해요. 현지인 아재들은 재미삼아 아주 멀리서 동전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그 틈에 섞여 저도 해보았는데 10번 던지면 두세번 정도만 골인되네요.ㅎㅎ
간단히 불교식 예를 차려보고, 소원을 빌며 동전도 던져보고, 도시 전경을 구경하며 한적함을 만끽해봅니다. 집에서, 회사에서 늘 바쁘기만 했는데, 이 곳에 오고서야 비로소 망중한을 느끼네요. 새소리 들으며 멍하니 도시를 내려다보며 살랑살랑 바람이나 쏘이고 있으니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여유로워지고...뭔가 여행 온 느낌이 팍팍 들어서 좋았네요.
어느순간 시끌시끌해져서 보니 저 멀리 파타야의 부라파 대학교 학생들이 단체관광을 왔네요. 파타야는 여기서 꽤 멉니다. 그런데도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여기가 꽤 유명한 곳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네요 ㅎㅎ 단체로 틱톡을 찍는 것 같은데...즐거워 보입니다. ㅎ
슬슬 하산?할 때가 되어옵니다. 떠나기가 무척 아쉬웠습니다. 오는 길이 너무 어렵기도 해서 다시 부리람을 방문한다고 한들 다시 오기가 여간 어려울 것 같단 촉이 강하게 왔네요. 무엇보다 한적함이 주는 여유로운 그 느낌을 그만 마무리해야 되는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시내 전경을 바라보며 한참을 멍하니 그네에 머물다 옵니다. 혹여라도 다시 여길 오게 되면, 다음엔 밤에 와서 야경을 좀 즐겨야겠습니다. 한적한 곳이라 무서우려나...그래도. 한 번쯤은! ㅎㅎ 부리람 가게 되면 여기도 꼭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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