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각 도시간을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비행기, 버스, 기차...ㅎㅎ 그 중 이번에는 기차를 타고 콘캔에서 농카이까지 이동했습니다. 기차에 한해 태국 기차가 우리나라와 다른 가장 큰 특징은 느리다는 것입니다. 고속철도가 없어요. 그래서 오히려 기차보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빠릅니다. 나아가, 기차가 정시에 출발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정서와는 맞지 않지요. 하지만 긴 이동시간을 역이용해 비행기로 갈만한 거리를 슬리핑 기차를 통해 이동하면, 숙박비를 아낄 수도 있는 옵션이 생기는 건 장점이기도 합니다.
기차역에서 표를 끊을 수도 있고 예매도 가능합니다. 예매 사이트는 태국어와 영어 기능을 제공하고, 별도 어플도 운영 중이니 기차를 타실거면 미리 예매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만석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잘 없어서 귀찮으신 분은 패스하셔도 무방해요. 현장발권해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사이트 주소는 아래 참고해주시구요.
우리나라가 호남선, 영남선, 등등 구분하듯 태국도 기차 노선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본인이 출발할 곳과 도착할 곳을 모두 연결해주지는 않으니, 같은 노선 안에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콘캔에서 농카이까지 이동했구요. 이 노선은 방콕 출발 - 농카이 도착하는 열차 입니다. 열차간 배차간격이 날짜별로 제각각이라 원하는 시간대에 기차를 탈 수 있는 확률이 낮은게 흠입니다. 저의 경우도 새벽 4시30분 출발하는 기차밖에 없었어서...새벽에 일어나서 기차역으로 갔네요. 예매는 하지 않았고 현장발권 했습니다. 종이로 된 기차표 오랜만에 받아보네요..
하지만!... 연착입니다 하하하. 결국 역 플랫폼에서 일출을 보고야 맙니다. 하..이럴거면 늦잠자고 나왔지 ㅜㅜ
여튼 한시간반 가량을 기다려서 겨우 기차에 탑승합니다. 흑흑. 방콕처럼 큰 기차역은 나름 세련된 구석이 있지만 지방 도시의 기차역들은 아직 정겨운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를테면 종이로 된 기차표에 펀칭기로 구멍을 뚫어 확인해주는 모습이나, 위험하지만 레일 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걷거나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던지, 확성기를 든 역무원이 직접 육성으로 안내방송을 한다던지 하는 것들이죠. 오래 전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던 것들이네요.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기차가 드디어 들어옵니다. 어흑 ㅜ. 우리나라 무궁화호, 새마을호, ktx 같은 등급이 태국에도 존재합니다. 태국은 고속철도가 없는 관계로 좌석간격이 넓은 정도와 슬리핑 배드 유무 정도로 구분을 하는데, 저는 그리 길지 않은 구간이라 비싼 열차는 의미가 없어서 그냥 일반열차 탑승했네요. (열차 등급별 속도차이는 있습니다)
탑승하고보니 좌석이....좁습니다 ㅜ. 복불복입니다. 제 체감상 좌측 좌석이 1.5인승, 우측 좌석이 2인승으로 느껴집니다. 좌석번호별로 앉으면 되구요. 제가 탄 열차는 아침부터 학생단체 승객들이 엄청 탔네요. 어딜 견학가는 것 같네요.
아, 참고로 일반 열차는 사진처럼 창문이 열립니다. 그리고 에어컨이 없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승객이 창문을 열고 있습니다. 열차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수준인데 이게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성이라 참 좋았습니다. 새벽공기 냄새와 안개낀 바깥풍경, 덜컹거리는 기차 소리가 합쳐지 너무 좋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차에서 주로 삶은계란 먹는걸 국롤로 치는데..여긴 그런건 없습니다. 나무 가지로 만든 꼬챙이에 오리를 꿰어 통째로 튀긴 것을 팔고 있는데, 꽤 많은 승객들이 이걸 사더라구요.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비주얼이 참...ㅋㅋ 꺼림직한 외모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저도 이 문화?에 동참해봅니다. 맛있습니다. 먹을만 하네요 ㅎ
한참을 자다깨다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우돈타니까지 왔네요. 애증의 우돈타니... 시골틱한 매력이 듬뿍인 도시지만 너무 빨리 늘어가는 고층건물들을 보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발전하길 바라지만 이대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하는 이상한 도시..ㅜ
그나저나 태국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어쩜 이리 많은 사람들이 화장하고 짐을 잔뜩 들고 대중교통을 타러 나와있는지...
드디어 목적지 농카이역에 도착했습니다. 꼭두새벽에 일어났는데... 도착했더니 좀 있으면 점심먹을 시간이네요. 허무합니다. 그리고 덜컹거리는 기차가 운치있고 갬성도 있습니다만 상당히 피곤하기도 하네요 ㅎㅎ 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 가는 수준의 먼 거리라면 슬리핑 기차를 택했을 것 같네요. 여튼 태국 기차 경험은 여기까지 였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타고 싶네요. 상당히 정겨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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