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코리아타운 XOXO

방콕에 있는 코리아타운은 주로 장기간 여행 중 태국음식이 물리거나, 일행 중 부모님이나 어른신이 있어 한식을 원하는 경우같은 상황에서 꽤 유용한 공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코리아타운에 입점되어 있는 업소들이 대부분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빙같은 프랜차이즈가 많고, 당연한 얘기지만 한식을 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 외 한국노래를 부를 수 있는 노래방같은 시설도 있어서 위화감이 없는 것도 장점이구요.

그 중 제가 생각하는 방콕코리아타운의 최고 장점은 접근성입니다. 도심 내 한 중간이라 할 수 있는 아속역과 나나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bts를 이용한다면 극악의 방콕 트래픽잼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XOXO 위치는 코리아타운 3층에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LG 로고 쪽으로 들어가면 에스컬레이터가 나옵니다. 타고 올라가서 왼편으로 돌면 바로 보입니다.

XOXO를 그냥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뭐랄까..좀 어렵네요. 클럽같은 분위기인데 정통 클럽은 아니구요, 가볍게 맥주 한잔 하는 펍이라고 하자니 내부가 꽤나 시끄럽고 요란합니다. 클럽과 펍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해 있는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모호한 컨셉이라기 보단 나름 틈새시장을 잘 잡았다는 느낌이네요.

서빙을 하는 직원들은 모두 남성입니다. 태국에서 남자는 귀합니다. ㅎㅎ 여튼 이들은 '한국 오빠' 컨셉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상당히 나긋나긋하고 친절하며 키나 얼굴을 보아하니 외모를 어느 정도 염두해두고 고용한 느낌이 듭니다. 손님들도 거의 여성들이란 걸 감안하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강해집니다.

레이저 조명에서 눈치 챈 분들 있으실 것 같네요. 네. 여기 디제잉이 있습니다. ㅎㅎ 시간을 정해두고 디제잉을 하는데 그 때 거의 모든 손님들이 춤추느라 정신이 없네요. 손님들의 90프로 이상은 태국인 여성으로 보여지구요. 아무래도 한류를 등에 업고 한국분위기의 컨셉을 잡은 것 같은데 잘 먹힌 느낌이네요. 큰 소리로 흘러나오는 노래들 역시 한국 가요들입니다. 메뉴들도 두부김치 같은 한국식 음식들이구요. 코리아타운에 어울리는 구성입니다.

열심히 셀카를 찍는 와중, 옆 테이블 손님들이 사진 같이 찍자고 신호를 보내오네요. ㅎㅎ 합석은 태국 어딜가던 흔한 상황이니 경계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종합해보면, 여긴 되도록 지인들 끼리 가서 가볍게 춤추며 소리도 좀 질러가며 스트레스 풀고 오기에 좋은 장소 같습니다. 큰 노래 소리 때문에 깊은 대화는 어려울 것 같구요. 클럽 분위기를 즐기고는 싶으나 부킹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도 좋은 장소라 생각됩니다. 아참 여기는 태국 술집들이 문을 꽤 일찍 닫는 것과는 다르게 새벽까지도 영업하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깨알같은 한국식 운영방침이네요. ㅋㅋ 방콕 코리아타운 방문하신다면 여기서 한 잔 하시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